투자잡설/투자아이디어 토론

마이크론 실적발표로 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메모리 반도체의 이해)

삼프로를 사랑하는 간호사 2021. 7. 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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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야후파이낸스

지난 7월 1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이 2분기 실적 발표를 했다. 매출도 늘었고 순이익도 늘었다. 마이크론 실적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실적에 선행지표가 되는 이유는 D램과 낸드플래시라는 메모리 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을 이 3사가 과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이데일리

D램은 그야말로 3사가 완전히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출처 이투데이

낸드플래시는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인수중이다. 각 국가마다 사업승인이 다 나와야 인수가 마무리된다. SK하이닉스가 인텔 인수를 마무리하면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서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삼성, SK하이닉스, 키옥시아, WD, 마이크론 이 5개 업체가 낸드플래시를 장악하게 된다. 지난 4월 WD과 마이크론도 키옥시아 인수에 나섰지만 키옥시아의 모회사 도시바와 일본 내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 인수합병까지 이뤄졌다면 낸드플래시도 D램처럼 과점화 되었을 것이다.

SK하이닉스야 반도체 회사니까 반도체 업황이 중요하다지만 삼성전자는 왜 이리 반도체 업황이 중요할까?

출처 하이투자증권 송명섭애널리스트 보고서

삼성전자는 4가지의 사업부가 존재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IM), 가전(CE)이다. 영업이익률을 보자면 반도체가 월등히 높다. 그래서 반도체 업황이 살아야 삼성전자는 실적이 좋아지게 된다. 그리고 반도체 업황이 나쁠 땐 SK하이닉스보다 주가 방어에 유리하다.

출처 IBK투자증권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부만 존재한다. 그래서 반도체 업황에 따라 삼성전자보다 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이 심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과점화된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사업이 과점화 되어 있으면 공급자에게 가격 결정권이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로 생기는 Cycle이 존재한다.
https://moremoneynoproblem.tistory.com/22

Cyclical주식(경기민감주)

흔히 주식을 분류하는 카테고리로 성장주 VS 가치주 경기민감주 VS 경기방어주 필수소비재 VS 임의소비재 이렇게 나누곤 한다. 위의 분류는 나누는 성격에 따라 나뉘어진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moremoneynoproblem.tistory.com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려면 경기민감주의 특징을 한번 읽어보길 권하겠다.(물론 내가 썼다)
그렇다면 메모리 반도체의 가장 큰 고객은 누구 일까?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고는 하지만 개인들이 이걸 사서 밥을 지어먹진 않을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가장 큰 고객사는 데이터를 가장 많이 쓰는 플랫폼 기업들이다. 그래서 이들이 얼마나 쓰느냐에 따라서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결정된다. 얼마나 쓰느냐 보다는 이들의 재고가 어느 정도 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제조사는 플랫폼 기업에 납품을 할 때 몇 개월씩 계약을 하고 해당하는 계약가로 납품하게 된다.

출처 메리츠증권 김선우,주민우 애널리스트 보고서

메리츠증권에서 매일 발표하는 반도체 가격지표이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투자한다면 매일 보기를 권한다.

출처 메리츠증권 김선우,주민우 애널리스트 보고서

위의 그래프를 보면 Spot이 있고 Contract가 있다. Contract는 위에서 설명한 몇 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가격이고 Spot 가격은 그때그때 거래되는, 쉽게 생각하면 상점에서 우리가 사고팔 때의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거래량은 계약해서 납품하는 거래가 시장에서 월등히 높다. 그에 비해 spot으로 거래되는 물량은 미미하지만 이 spot 가격이 계약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래프를 보면 spot 가격이 계약가를 선행하는 모양을 볼 수 있다. 위의 그래프로만 보자면 D램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두 그래프를 보고 있자면 낸드는 계약가가 spot 가격보다 높고 D램은 spot 가격이 계약가보다 높다. 내 생각에 이것은 고객사인 플랫폼 기업들이 D램의 재고 상황이 낸드보다 좋은 것 같다.

위의 설명대로 반도체 업황이 살려면 수요가 살아야, 데이터를 많이 쓰는 플랫폼 기업이 설비투자를 늘려야 수요가 이끄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러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다.

수요를 살펴봤으면 생산 측에서의 메모리 반도체의 특징을 살펴보자
1. 일단 메모리 반도체는 동질 재화 동일 가격이다. DDR4 8GB D램이라면 SK가 만들건 삼성이 만들건 마이크론이 만들건 같다는 말이다. 그래서 마치 원자재처럼 취급된다.
2. 반도체는 작게 만들면 작게 만들수록 이득이다. 웨이퍼 1장을 쪼개서 칩을 만들기 때문에 당연히 작게 만들수록 생산되는 칩의 수가 많아진다. 작게
3. 반도체는 웨이퍼가 반도체 칩이 되기까지 과정 중에 잠깐의 외부의 충격에도 불량을 일으킨다. 그래서 경쟁사의 화재, 정전, 지진, 가뭄 등의 생산에 차질을 받는 이슈가 발생하면 호재가 되기도 한다.
4. 씨크리컬의 특징인 capex투자가 악재가 된다. 씨크리컬의 특징인 수요가 강해 지거나 공급에 차질이 생겨서 수요공급의 미스매치로 부족 사태가 일어나야 제품의 가격이 오른다. 그래서 메모리 반도체의 증설 이슈는 악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주가전망을 보자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은 약간 상반된다.
상승론자의 주장은
1. 코로나로 미뤄진 고객사의 증설이 올해 있을 것이다.
2.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 PC, 서버의 수요가 늘 것이다.
3. 충분한 기간조정을 거쳤다.
상승이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1. 고객사(플랫폼 기업)의 재고가 충분하다.
2. 과점하고 있는 3사의 증설이 예고되어있다.

http://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390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도 '증설'...D램가 상승, 올해가 끝? - 오피니언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잇단 D램 증설 소식에 지난 1분기 가격 상승을 시작한 D램 고정거래가격이 올 4분기를 기점으로 하락 반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D램의

www.opinionnews.co.kr

3사가 과점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서로 담합까진 하지 않는다. 어느 기업이 시장점유율은 높이려는 목적으로 증설을 하면 다른 업체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https://moremoneynoproblem.tistory.com/21?category=948444

[심층 인터뷰]쉽지 않은 시장.. 섬세한 투자가 필요하다?(feat.이베트스투자증권 윤지호센터장)

https://www.youtube.com/watch?v=AkIcBvkBGzA&t=1357s 올해 상반기에 올라가기 쉽지 않다는 뷰를 꾸준히 보여준 윤지호님 올 상반기를 좋지 않게 봤던 윤지호 센터장님이 나오셨다. 센터장님 말대로 상반기의

moremoneynoproblem.tistory.com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애널리스트가 아닌 전략을 세우는 전략팀의 말을 들어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6월 초에 윤지호 센터장님이 방송했던 내용이다.(이때 코스피가 박스권이었는데 코스피가 상방을 가려면 반도체가 아니고 플랫폼과 자동차가 뚫고 간다고 했고 그렇게 됐다. 그때 무릎을 탁 쳤다)

출처 이베스트투자증권 윤지호센터장님

먼저 PER이 아니라 PBR을 본 것이 특징적인데 메모리 반도체가 씨크리컬의 특징이 있어서 영업이익이 널뛰기를 하기 때문에 다른 씨크리컬처럼 PBR을 본 것 같다. 센터장님은 현재의 PBR이 IT버블 때 정도의 밸류에이션인 2배에 와있는데 주가가 한참 달리던 IT버블 때나 17-18년의 빅사이클 때처럼 ROE가 20%를 훌쩍 넘지 못하고 15% 정도밖에 안된다고 했다. 주가가 더 가려면 영업이익의 성장이 보여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 한 마디로 비싸보인다는 말이다. 더 위로 가기에는 다른 모멘텀이 필요해 보인다.

결론
위의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진짜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올지 안 올진 미지수이다. 다들 슈퍼사이클이 온다고 생각하고 올초에 9만전자를 보내버렸고 지금 주가가 횡보하는 걸 보면 안 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누가 봐도 슈퍼사이클이 왔다면 안 빠지고 횡보했을 것이다. 올해 기관과 외인이 그렇게 팔아 제꼈지만 그나마 개인투자자들의 힘으로 현재의 주가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당연히 반도체는 엄청나게 쓰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고객사의 재고도 많고 증설 이슈도 업황에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당장 2분기 실적이야 마이크론을 보면 좋겠지만 빅사이클이라 불리던 17~18년 수준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일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사이클에서 벗어나려고 삼성전자도 하이닉스도 비메모리 반도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고 그 성과는 아직 보이진 않는다.
개인투자자에게 가장 큰 무기는 시간이 아닌가 한다. 기관은 고객의 돈을 쓰기에 수익을 계속해서 내야 하지만 우리에게는 만기가 없다. 기업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면 기다림이 우리에게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내가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항상 생각하고 업황에 항상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율도 꼭 보도록하자. 거래는 달러로 하지만 재무제표상에 원화로 표기하므로 원화강세면 실적이 나빠지고 원화약세면 실적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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